2007년 01월 26일
[낙서] 인물 - 호크체
The Taronian Tales - 1. The Spade (Black wizard of red flame)
-------------------------------------------------------------------------
-------------------------------------------------------------------------
"푸하하하하하하!"
그는 별안간 큰 소리로 웃음을 뱉어냈다.
안그래도 굉장히 울림이 좋고 큰 목소리를 가졌던 그의 웃음에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나는 물론 술집 전체의 사람들이 깜짝 놀란 듯 했다. 주변 사람들이 '뭐하는 사람인가'하는 시선으로 이쪽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었지만 그는 전혀 그런 시선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확실히 그는 가만히 있어도 남들의 이목을 끄는 범상치 않은 차림새였다. 고급스런 검은 천을 사용한 긴 망토 아래로 입은 깔끔하게 제단된 남부식 검은 정장에는 금색 테두리의 장식이나 은빛의 작은 쇠사슬 같은 것들이 치렁치렁 달려 있었고 거기다 술을 마시기 시작할 때부터 옆에 벗어놓은(그는 심지어 망토는 벗지도 않았다) 챙이 넓은 검은 모자에는 이름 모를 새의 새하얀 깃털까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붙어있었다. 그래서 허리춤에 매끈한 검 하나만 차면 그는 틀림없이 '몬잘레스 자작의 운명'이라는 옛날 연극의 배우라고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검이나 연극과는 전혀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하하하하하핫.."
호쾌하게 웃을때마다 넓직한 얼굴의 코밑에 붙어 박진감넘치게 흔들리는 저 기다란 콧수염이라든가 험상궂어보이는 검은 안대는 스쳐지나가더라도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이 선명한 인상을 남겼다. 그 덕분에 이렇게 다시금 그를 찾아내어 같이 자리를 하게 된 것이긴 하지만..
"핫핫핫.. 아.. 웃어서 미안하게 됐네."
실은 아까부터 그는 내가 지피터 대위의 밑에서 훈련을 받았다는 그 말 한마디에 웃고 있었다. 사관학교에서 통칭 '살무사'라고까지 불렸던 그 지피터 대위의 이름을 듣고 저렇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놀람을 진정시키고 의아한 표정을 짓자 그는 참는 내색을 하다간 실패하곤 낄낄대면서 말을 일었다.
"아니.. 대위라니. 그 친구 아직 대위란 말인가? 정말 그 성격 아직도 그대론가 보구만, 응? 하긴 그 성격에 승진은 무리지. 대위까지 어떻게 올라간건지도 모를 일이란 말야. 흣흣흣.."
그는 다시금 올라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은 듯 했다. 하지만 그 콧수염 밑으로는 여전히 능글맞은 웃음을 지어보이며 내게 물었다.
"그 친구, 지금도 마법군 장교 지망생들을 이리저리 굴려대고 그러나? 바위산, 자갈밭, 진흙늪 뭐 이런데 말이야. 아, 참. 내가 그 사람 훈련시켰던거 보고있자니 그 다 해진 모자를 눌러쓰고 눈을 부리부리 뜨고 늘 하는 소리가 '이곳은 전쟁터다. 나는 너희들을 학생이 아닌 군인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던데 아직도 그 말 하겠지?"
그는 지피터 대위를 속속들이 꿰고 있는 것 같았다. 특히 그가 모자를 쓴 체하고 코맹맹이 소리로 대위의 목소리를 따라하는 것은 너무나도 똑같아서 나도 모르게 풋하고 나오는 웃음을 참아야했다. 내가 그의 말을 들으면서 아까 따라줬던 술잔에는 손도 안대고 멀뚱멀뚱 있는 동안에 그는 벌써 두 번째 잔을 입에 털어넣고는 세 번째 잔을 따르고 있었다. 안에 액체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일 듯 말 듯한 술병을 기울여 따르자 투명한 유리컵에는 이내 맑은 호박빛의 술이 얼음을 위로 떠올리며 찼다. 술병을 놓고 그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유리컵 위를 감싸듯이 잡아서 가볍게 흔들었다. 찰그랑 찰그랑, 얼음이 유리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이렇게 감미로운 위스키를 마시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국방의 의무보다도 더욱 중요한 의무지."
라고 말하며 그는 사랑스럽다는 눈길로 방금 따른 술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나는 어떤 애주가도 위스키를 그렇게 마시는 것을 본 일이 없다. 독한 술을 좋아하던 그 지피터 대위 조차도 위스키를 먹을 땐 한 모금씩 목을 축이듯이 마시곤 했다. 하지만 그는 반 정도를 채운 위스키 잔을 마치 물이라도 마시듯 한 번에 꿀꺽꿀꺽 삼켜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벌써 두 잔이 그의 목구멍을 넘어 들어갔고 방금 따른 저 세번째 잔도 그렇게 마셔버릴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안색이 바뀌기는커녕 말이나 자세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는 처음 만날 때부터 느꼈던 귀족적인 이미지도 있었지만 어떠한 틀에도 얽매이지 않고 행동하는, 제멋대로이나 어찌보면 서민적이고 자유로워보이는 그런 인물이었다.
"그나저나.. 자네는 안 마시는가? 그... 스텔런 소위라고 했나?"
"간단하게 스텔이라고 불러주십시오. 그리고 지금은 공무 중이라 술은 마시지 못합니다, 중장님."
"어허, 거 중장이란 호칭은 빼라고 말했잖은가. 난 이미 군을 떠난 몸이야. 어린 친구가 너무 기합이 들어가있구먼. 실례가 아니라면.. 올해로 나이가 몇이지?"
"이제 곧 스무살이 됩니다."
"호오.. 스무살도 채 되기전에 소위라. 누구와는 다르게 진급이 빠른데 그래. 하긴, 그 '살무사' 밑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했으니 살아 남았다면 그정도는 되야지. 요새 군대는 또 실력위주로 바뀌는 것 같으니."
마치 동네 아저씨와 나누는 듯한 대화에 사무적인 말투로 일관하였지만 사실 나는 조금은 들떠있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사람, 호크체 윙 폴 그리폰 마법군 중장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과도 같은 인물이었다.
이전에 있었던 진공계 마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발전시켜 마법군에 보급한 그는 요 십 몇 년 전에 있었던 내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큰 명성을 얻은 사람이었다. 언제나 원소마법이나 흑마법 같은 전통있는 정석 마법들을 고집하던 당시의 늙은 대신과 마법사들 사이에서 마법군의 주력 마법을 보급하기 좋고 살상능력도 있는 진공계 마법으로 대체하자는 그의 주장은 처음에는 별 이렇다할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전쟁에서 그가 직접 양성한 진공계 마법군 부대의 활약과 무엇보다도 '인간 공성병기'라고까지 불리던 그의 활약은 고정적이고 답답했던 마법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진공계 마법 신드롬이라는 새로운 현상마저 낳았다. 그의 활약 중 단연 압권은 록케스버그의 탈환 전투였다. 견고한 방어를 자랑하던 록케스버그의 성채를 그는 그가 개발한 새로운 마법을 선보이며 효율적으로 무너뜨려 탈환 작전을 너무나도 쉽게 수행해냈던 것이다. 그가 마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국지적인 기상의 변화 효과는 당시 적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악명이 높기도 했다.
제논 국의 최고 마법사 모임이라 할 수 있는 12인 마법사 협회의 나이 많고 보수적인 마법사들도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그의 활약을 막상 눈 앞에서 지켜보고는 진공계 마법의 보급을 적극 장려하였을 정도니 그의 활약성은 과거 전쟁을 겅혐했던 제논국의 사람이라면, 아니 마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법한 현대의 영웅 중 하나였다.
-------------------------------------------------------------------------
호크체 윙 폴 그리폰 (Hocche Win Fol Griffon)
-------------------------------------------------------------------------
"푸하하하하하하!"
그는 별안간 큰 소리로 웃음을 뱉어냈다.
안그래도 굉장히 울림이 좋고 큰 목소리를 가졌던 그의 웃음에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나는 물론 술집 전체의 사람들이 깜짝 놀란 듯 했다. 주변 사람들이 '뭐하는 사람인가'하는 시선으로 이쪽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었지만 그는 전혀 그런 시선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확실히 그는 가만히 있어도 남들의 이목을 끄는 범상치 않은 차림새였다. 고급스런 검은 천을 사용한 긴 망토 아래로 입은 깔끔하게 제단된 남부식 검은 정장에는 금색 테두리의 장식이나 은빛의 작은 쇠사슬 같은 것들이 치렁치렁 달려 있었고 거기다 술을 마시기 시작할 때부터 옆에 벗어놓은(그는 심지어 망토는 벗지도 않았다) 챙이 넓은 검은 모자에는 이름 모를 새의 새하얀 깃털까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붙어있었다. 그래서 허리춤에 매끈한 검 하나만 차면 그는 틀림없이 '몬잘레스 자작의 운명'이라는 옛날 연극의 배우라고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검이나 연극과는 전혀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하하하하하핫.."
호쾌하게 웃을때마다 넓직한 얼굴의 코밑에 붙어 박진감넘치게 흔들리는 저 기다란 콧수염이라든가 험상궂어보이는 검은 안대는 스쳐지나가더라도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이 선명한 인상을 남겼다. 그 덕분에 이렇게 다시금 그를 찾아내어 같이 자리를 하게 된 것이긴 하지만..
"핫핫핫.. 아.. 웃어서 미안하게 됐네."
실은 아까부터 그는 내가 지피터 대위의 밑에서 훈련을 받았다는 그 말 한마디에 웃고 있었다. 사관학교에서 통칭 '살무사'라고까지 불렸던 그 지피터 대위의 이름을 듣고 저렇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놀람을 진정시키고 의아한 표정을 짓자 그는 참는 내색을 하다간 실패하곤 낄낄대면서 말을 일었다.
"아니.. 대위라니. 그 친구 아직 대위란 말인가? 정말 그 성격 아직도 그대론가 보구만, 응? 하긴 그 성격에 승진은 무리지. 대위까지 어떻게 올라간건지도 모를 일이란 말야. 흣흣흣.."
그는 다시금 올라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은 듯 했다. 하지만 그 콧수염 밑으로는 여전히 능글맞은 웃음을 지어보이며 내게 물었다.
"그 친구, 지금도 마법군 장교 지망생들을 이리저리 굴려대고 그러나? 바위산, 자갈밭, 진흙늪 뭐 이런데 말이야. 아, 참. 내가 그 사람 훈련시켰던거 보고있자니 그 다 해진 모자를 눌러쓰고 눈을 부리부리 뜨고 늘 하는 소리가 '이곳은 전쟁터다. 나는 너희들을 학생이 아닌 군인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던데 아직도 그 말 하겠지?"
그는 지피터 대위를 속속들이 꿰고 있는 것 같았다. 특히 그가 모자를 쓴 체하고 코맹맹이 소리로 대위의 목소리를 따라하는 것은 너무나도 똑같아서 나도 모르게 풋하고 나오는 웃음을 참아야했다. 내가 그의 말을 들으면서 아까 따라줬던 술잔에는 손도 안대고 멀뚱멀뚱 있는 동안에 그는 벌써 두 번째 잔을 입에 털어넣고는 세 번째 잔을 따르고 있었다. 안에 액체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일 듯 말 듯한 술병을 기울여 따르자 투명한 유리컵에는 이내 맑은 호박빛의 술이 얼음을 위로 떠올리며 찼다. 술병을 놓고 그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유리컵 위를 감싸듯이 잡아서 가볍게 흔들었다. 찰그랑 찰그랑, 얼음이 유리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이렇게 감미로운 위스키를 마시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국방의 의무보다도 더욱 중요한 의무지."
라고 말하며 그는 사랑스럽다는 눈길로 방금 따른 술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나는 어떤 애주가도 위스키를 그렇게 마시는 것을 본 일이 없다. 독한 술을 좋아하던 그 지피터 대위 조차도 위스키를 먹을 땐 한 모금씩 목을 축이듯이 마시곤 했다. 하지만 그는 반 정도를 채운 위스키 잔을 마치 물이라도 마시듯 한 번에 꿀꺽꿀꺽 삼켜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벌써 두 잔이 그의 목구멍을 넘어 들어갔고 방금 따른 저 세번째 잔도 그렇게 마셔버릴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안색이 바뀌기는커녕 말이나 자세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는 처음 만날 때부터 느꼈던 귀족적인 이미지도 있었지만 어떠한 틀에도 얽매이지 않고 행동하는, 제멋대로이나 어찌보면 서민적이고 자유로워보이는 그런 인물이었다.
"그나저나.. 자네는 안 마시는가? 그... 스텔런 소위라고 했나?"
"간단하게 스텔이라고 불러주십시오. 그리고 지금은 공무 중이라 술은 마시지 못합니다, 중장님."
"어허, 거 중장이란 호칭은 빼라고 말했잖은가. 난 이미 군을 떠난 몸이야. 어린 친구가 너무 기합이 들어가있구먼. 실례가 아니라면.. 올해로 나이가 몇이지?"
"이제 곧 스무살이 됩니다."
"호오.. 스무살도 채 되기전에 소위라. 누구와는 다르게 진급이 빠른데 그래. 하긴, 그 '살무사' 밑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했으니 살아 남았다면 그정도는 되야지. 요새 군대는 또 실력위주로 바뀌는 것 같으니."
마치 동네 아저씨와 나누는 듯한 대화에 사무적인 말투로 일관하였지만 사실 나는 조금은 들떠있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사람, 호크체 윙 폴 그리폰 마법군 중장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과도 같은 인물이었다.
이전에 있었던 진공계 마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발전시켜 마법군에 보급한 그는 요 십 몇 년 전에 있었던 내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큰 명성을 얻은 사람이었다. 언제나 원소마법이나 흑마법 같은 전통있는 정석 마법들을 고집하던 당시의 늙은 대신과 마법사들 사이에서 마법군의 주력 마법을 보급하기 좋고 살상능력도 있는 진공계 마법으로 대체하자는 그의 주장은 처음에는 별 이렇다할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전쟁에서 그가 직접 양성한 진공계 마법군 부대의 활약과 무엇보다도 '인간 공성병기'라고까지 불리던 그의 활약은 고정적이고 답답했던 마법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진공계 마법 신드롬이라는 새로운 현상마저 낳았다. 그의 활약 중 단연 압권은 록케스버그의 탈환 전투였다. 견고한 방어를 자랑하던 록케스버그의 성채를 그는 그가 개발한 새로운 마법을 선보이며 효율적으로 무너뜨려 탈환 작전을 너무나도 쉽게 수행해냈던 것이다. 그가 마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국지적인 기상의 변화 효과는 당시 적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악명이 높기도 했다.
제논 국의 최고 마법사 모임이라 할 수 있는 12인 마법사 협회의 나이 많고 보수적인 마법사들도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그의 활약을 막상 눈 앞에서 지켜보고는 진공계 마법의 보급을 적극 장려하였을 정도니 그의 활약성은 과거 전쟁을 겅혐했던 제논국의 사람이라면, 아니 마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법한 현대의 영웅 중 하나였다.
# by | 2007/01/26 01:44 | ♠연습장 무더기 | 트랙백 | 덧글(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가게에 살더니 요새 보이질 않는데 아 그리고 오늘부로 확장팩 나온다고.
그리고 블로그 필히 만들길 바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