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장면 - 만월의 귀신

 쇄애애애애애액


 뭔가가 자신을 향해 쇄도하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일그러진 바람의 형상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남자는 급하게 자신의 망토를 움켜잡고는 타격 직전에 바람을 쳐냈다.

 콰앙..

 진공계 마법, 마법사 호크체의 칼 크랫츠. 고대어-바람의 폭격이라는 말그대로, 튕겨져나간 마법은 돌로 된 길의 한 면에 사람 하나만큼의 폭파자국을 남기며 그 위력을 과시했다. 남자는 식은땀을 흘리며 자신의 동체시력에 새삼 감사했다. 그는 자신을 조금이라도 위협했다는 것에 괘씸함를 느끼고 마법이 날아왔던 쪽을 노려보았다. 그곳엔 잿빛의 무거워보이는 군복 코트와 모자를 걸친 군인 한 명이 마찬가지로 이곳을 보고 있었다.

 "마법군.."

 남자는 이를 으득하며 갈았다. 가까스로 튕겨내긴 했지만 망토로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른손이 얼얼했다. 바람을 이용하는 진공계 마법에, 회색의 군복으로 보아 상대는 분명 제논 정부의 마법군이었다. 더군다나 이정도 기압의 칼 크랫츠라면 분명 평범한 병사는 아닐터. 최소한 소위 이상의 장교급이라 생각되었다.
 남자는 상대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어렴풋이 보이는 실루엣으로 보아 그는 기껏해야 스무살 정도의 소년으로 보였다.
 저런 어린 녀석이 감히 자신을 저지하러 왔단 말인가. 그것도 이런 만월의 밤에!

 "..애송이놈."

 남자는 얼굴의 맥박이 점점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피는 평소보다 몇 배나 빨리 돌았고 촛점도 자유자재로 조절되었으며 온몸의 근육은 언제라도 움직일 수 있을 듯 팽팽했다. 머리카락은 저토록 커다란 달의 축복을 받아서 하얗게 빛났다.
 반면에 상대는 차분히 남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자신의 마법이 남자의 망토에 튕겨져 나갔음에도 그는 조금의 동요조차 없어 보였다. 다음 수를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순간 남자는 입꼬리를 슬그머니 올렸다. 저 꼬마녀석이 자신의 상태를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 이 아름다운 보름달이 지금의 자신에게 어떠한 힘을 내려주고 있는지를.
 오른손이 꿈틀거렸다. 틀림없이 이녀석은 지금 피를 원하는 거다. 자신을 일순간이나마 괴롭게 했던 바로 저 군인녀석의 피를 말이다. 남자의 머릿속엔 가소로움과 증오가 격렬하게 뒤엉켰다.
 그는 분명 상대방보다의 우위를 자신하고 있었다.


 반면에 소년 군인은 기계처럼 침착했다.

 "잭 하사, 오히티 중사는 뒤로 물러나라. 검이 먹히는 상대가 아니다."

 소년은 짧고 간단하게 명령하여 전열을 가다듬었다. 소년의 말에 검을 놓쳤던 잭과 팔에 부상을 입은 오히티는 흰 머리의 남자에게서 서둘러 떨어졌다. 둘 다 소년보다 나이가 열 살은 족히 많아 보였지만 소년의 말에 수족처럼 반응했다. 그들은 소년의 뒤에 있던 네 명의 군인과 합류하였다. 그러자 소년과 남자가 서로 마주보는 형상이 되었다.

  무표정한 소년의 눈에도, 일그러진 비웃음을 짓는 남자의 눈에도 서로의 모습이 비쳤다. 월등한 시력으로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남자는 마치 먹이를 앞에 둔 맹수처럼 흉폭한 미소을 지었다. 조금만 긴장의 틈이 갈라진다면 번개처럼 튀어나가 소년의 목을 날려버릴 수 있을 듯 했다.

 "괴한, 지금이라도 순순히 말을 들으면 군법회의에서 너의 죄를 조금이나마 감량할 수 있을 것이다."

 뜻밖에도 먼저 입을 연 것은 소년이었다.

 "...."

 구석에 몰린 생쥐같은 녀석이 지금 나에게 뭐라고 지껄이는 건가. 남자는 분노에 앞서서 당황했다. 자신이 아까전에 두 명의 병사를 어떻게 요리하는지 보질 못했단 말인가. 기껏해야 마법군 양성 학교에서 질풍계 마법 몇 개나 주워들어 익혔을 저 마법군놈이!
 아무래도 세상물정 모르고 병정놀이를 하는 저 어린 녀석에게 공포가 무엇인지 가르쳐 줘야겠다고 생각하며 남자가 소년을 향해 말했다.

 "눈 뜬 장님이 아니라면, 니가 지금 내뱉은 말이 얼마나 내 비위를 상하게 했는지 지독하게 후회하게 해주마."

 소년은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건방진 녀석.'

 남자는 다시 한 번 자신의 그림자에 손을 가져다 댔다.

 '평생동안 보지 못했을 마법을 다시 한 번 선사해주마.'
  

by 아첼 | 2007/03/29 01:40 | ♠연습장 무더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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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루미 at 2007/05/07 20:57
http://blog.naver.com/acdevil 여기로 블로그 옮겼당 ㅋㄷ

http://blog.yes24.com/kawasumimai 이것도 같이 쓴당.
Commented by 스텔 at 2007/05/30 17:25
스텔 짱♠
라그2 아이디 실버로 만들랬는데 서버 오픈직후에 만들었더니 있다네

이람ㄷ;ㅣ라멍ㄴㄹ;ㅁ이ㅏ
Commented by 아첼 at 2007/06/05 02:34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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